신구문화상(新丘文化賞)은 신구문화사의 창립자 故 우촌 이종익 선생(1923~1990)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 독서문화 발전에 기여한 우촌 정신을 미래세대로 잇기 위해 올해 처음 제정한 상이다. ‘올해의사서상’, ‘올해의책’ 총 두 부문으로 나누어 시상하며, 이번 제2회 시상식은 10월 17일 제61회 전국도서관대회가 열리는 정선 하이원리조트 컨벤션타워에서 열린다.
‘올해의책’은 매월 전국 도서관 사서가 참여해 발표한 양서(良書) 중에서 선정한다. 2024 신구문화상 ‘올해의책’ 부문에서는 청소년소설 《비스킷》을 쓴 김선미 작가가 제2회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의책’ 부문에 선정된 김선미 작가의 소설 《비스킷》은 ‘자신을 지키는 힘을 잃어 보이지 않게 된 사람들(비스킷)’과 그런 ‘비스킷’의 존재를 볼 수 있는 소년 성제성이 그려나가는 한 편의 성장소설이다.
존재감과 자존감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낯설게 하는 《비스킷》 속 판타지적 세계관은 SNS와 자기표현의 범람 속에서 ‘나’와 ‘타인’이 나지막이 연결될 때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작가가 세심하게 쌓아 올린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연약한 존재들을 발견하고 손을 내밀 수 있는 힘의 시작은 ‘나’라는 존재가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약하고 위대함을 알아차리는 순간에서 온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주인공이 바스러져 가는 존재들을 구하려고 좌충우돌하는 서사는 영어덜트와 판타지라는 두 조합을 매우 자연스럽게 연결시켰다. 사회 응달진 구석에 서 있는 비가시화된 존재들을 보듬는 주인공의 안간힘과 함께 그 존재들을 직접 보지도 못하면서 주인공을 믿고 돕는 친구들의 든든함도 돋보였다.’
-오세란 아동청소년문학 평론가
제2회 <신구문화상> ‘올해의책’에 선정된 《비스킷》의 저자 김선미 작가는 2019년 《살인자에게》로 제3회 추미스 소설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 2022년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스토리 부문 우수상, 제1회 서치-라이트 공모전 최우수상을 수상하였으며, 《비스킷》으로 제1회 위즈덤하우스 어린이청소년 판타지문학상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선미 작가를 만나 제2회 <신구문화상> ‘올해의책’에 선정된 소감과 함께, 수상작인 《비스킷》과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Q 신구문화상 2024년 ‘올해의책’ 수상자가 된 소감을 들려주세요.
A ‘나도 글을 썼을 때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에 관련된 분들, 책을 사랑하는 분들이 주신 상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런 분들께서 선택해주신 책이 《비스킷》이고, 이 《비스킷》을 통해서 더 많은 분들, 더 많은 독자분들, 책을 한 번도 읽지 않은 분들에게도 책을 읽을 수 있는 그런 책이 되기를 바라며 이 상을 주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저도 마음에 더 용기를 얻었고, 책임감을 가지고 글을 쓰는 작업을 해나가야 되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Q 수상작인 《비스킷》은 어떤 책인가요? 작가님은 어떤 마음으로 이 소설을 쓰셨는지요? A 《비스킷》이라는 소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소외된 존재를 다루고 있는 소설이에요. 소설 속에선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비스킷’이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그 ‘비스킷’을 도와주는 성제성이라는 주인공의 소년 모험 판타지입니다. 이 소설은 청소년들이 자존감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본인의 자존감에 대해서 깨닫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으로 쓰게 되었습니다.
‘비스킷’이라는 소재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우리는 보통 마음을 다치거나 혹은 마음이 고독해지거나 마음이 아프거나 할 때 ‘나 마음이 부서졌어’, ‘나 마음이 깨졌어’라고 표현을 합니다. 그래서 그 깨진 마음이 부서진 존재인 ‘비스킷’들, 즉 ‘소외된 존재들’을 우리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고 그들을 도울 수 있다, 그리고 나도 언젠가는 ‘비스킷’인 ‘소외된 존재’가 될 수 있으니 그런 마음들을 잘 추슬러서 자기 자신의 자존감을 잘 키울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비스킷》이라는 소설을 쓰게 됐습니다.
Q 《비스킷》에는 ‘존재감’과 ‘자존감’이라는 가치가 중요하게 등장합니다. 둘 사이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A 존재감은 MBTI로 치면 ‘I’냐 ‘E’냐, ‘내향적’이냐 ‘외향적’이냐의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내향적인 사람들 중에는 자기를 드러내는 것에 대해서 불편해하고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래서 ‘존재감이 있다, 없다’ 하는 것에 대해서는 ‘좋다, 나쁘다’의 개념으로 접근할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존재감은 없을 수 있지만 자존감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자존감은 자기 자신을 믿는 마음을 얘기하거든요. 그래서 자존감은 자신을 지키는 마음, 나를 믿어주는 마음, 내가 나를 사랑해 주는 마음이에요. 그런 마음들을 강화시켜나갈 수 있다면 존재감이 없다고 하더라도 자신을 스스로 지켜나가면서 더 행복하고 꿈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존감을 더 키우는 사람이 되자’는 의미로 이 소설을 쓰게 되었어요. 많은 분들이 이 소설을 통해 자존감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에는 자신을 지키는 힘을 잃어 눈에 잘 보이지 않게 된 사람들이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존재감이 사라지며 모두에게서 소외된 사람. 나는 그들을 “비스킷”이라고 부른다.’(김선미, 《비스킷》, 7쪽, 2023, 위즈덤하우스)
Q 소설의 ‘프롤로그’부터 ‘비스킷이 된다(모습이 보이지 않게 된다)’는 판타지적 세계관이 등장하는데요, 이러한 판타지적 세계관을 끌어오신 이유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A 소외된 존재인 ‘비스킷’은 소설 속에서 1단계, 2단계 3단계로 나뉘어져서 그들의 존재에 대해서 나타내는 특성이 있어요. ‘비스킷 1단계’는 우리가 주변에서 “너 여기 있었어? 몰랐네” 하는 정도로 존재감이 약한 친구들을 얘기하고, ‘비스킷 2단계’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심령현상, 초자연적인 현상들과 같은, 우리가 봤을 때 유령처럼 보이는 정도의 단계로 유지되는 모습을 보여줘요. 그러니까 실제로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존재인 거죠. 그리고 ‘비스킷 3단계’ 같은 경우는 투명인간과 같은 정도로 눈에 보이지 않는, 소외된 모습으로 나옵니다.
이 ‘비스킷’이라는 설정은 사실 초현실적이고 비현실적인 판타지를 그리고 있기는 하지만, 현실을 기반으로 해서 그려지고 있는 부분들이 있어요. 현실의 우리는 소설 속 비현실적인 설정인 ‘비스킷’이라는 존재를 모르기 때문에 ‘내가 소외되고 있어서, 내가 지금 왕따를 당하고 있어서 이런 취급을 받고 있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있거든요. 그렇지만 그런 모습들이 소설 속 세계관에서는 실제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소외된 존재로 인식이 되고, 왕따를 당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거죠. 그러니 ‘현실의 인과관계를 뒤집었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소설이 비현실적인 ‘비스킷’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우리가 현실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들, 행동들, 상황들을 다루고 있고, 그 인과관계를 뒤바꿈으로써 우리가 소외된 현상에 대해서, 소외된 사람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된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소리에 관한 치료를 세 가지나 받고 있다. 소리 강박증, 청각 과민증, 소리 공포증. 갑자기 세상에 던져진 신생아처럼 어리둥절한 채로 소리의 습격을 받는 거라고 여기면 내 병들을 이해하기 쉽다.’(김선미, 《비스킷》, 12쪽, 2023, 위즈덤하우스)
Q 소외된 존재인 ‘비스킷’들을 발견하는 주인공 ‘성제성’을 소개해주세요.
A 제성이는 소리에 관련된 병을 세 가지 앓고 있어요. 그리고 그 소리와 관련된 병으로 인해서 세상이 납작해지는 것 같은 환상도 겪고, 평소에 이어폰을 끼고 있지 않으면 소리로 인해서 굉장히 괴로움을 당하는 그런 설정인데요, 그 설정이 단점으로만 작용하지 않고 ‘소외된 존재인 비스킷을 볼 수 있다’라는 설정으로 이어지고 있어요. 소리에 관련해서 굉장히 예민한 병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들의 미약한 소리들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성이라는 주인공은 그런 병을 앓고 있지만 그 병에 지지 않고 그것을 비스킷이라는 소외된 존재를 바라보고 찾는 것으로 활용하면서, 그 병을 자신의 장점으로 승화시켜나가요. ‘제성이라는 소년이 그와 같은 병을 앓고 있지만 그 병을 극복할 수 있는 마음, 의지가 있다’, 그리고 ‘그 의지와 마음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부분이다’, ‘마음을 어떤 식으로 바꿀 수 있는지, 어떤 식으로 행동하고 생각하는지에 따라서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제성이라는 친구에게 이와 같은 병을 세 가지나 선물 아닌 선물로 부여하게 됐고요. 그 병들을 주인공 성제성이 본인만의 스타일로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많은 분들에게 위안이 되는 것 같습니다.
Q 지금 이 순간, 작가님의 책으로 연결된 도서관 사서와 이용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저는 이 소설을 읽은 분들이 이런 마음을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우리는 누구나 언제든 간에 소외될 수 있는 존재거든요. 사소한 일로 인해서 마음의 상처를 받고, 그 마음의 상처가 고독함이 되고 외로움이 되고 혹은 본인의 고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그건 본인이 학생이어서도 아니고 어른이어서도 아니고, 내가 지금 어떤 어려움에 처한 상황이어서도 아닌 그저 사람이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기 때문에 순간순간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고, 순간순간 그 상처로 인해 내 마음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그런 마음들을 자존감이라는, 자신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분들이 ‘나는 언제든 상처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인지하시되, 또한 ‘나는 이 상처를 극복할 수 있는 존재다, 나를 믿음으로써 나는 상처를 극복할 수 있다’라는 마음을 가지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책을 접하는 사서분들께서 그 많은 책들 가운데 《비스킷》이라는 소설을 선정해주신 것에 너무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도서관 분들과 얘기를 나눌 때 책을 읽지 않는 현실에 대해서 굉장히 우려 섞인 말을 많이 해주시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책을 한 권이라도, 한 문장이라도 더 접할 수 있도록 많은 이벤트도 진행하시고, 기획도 진행하시는 모습에 저도 굉장히 고무된 감정을 느꼈어요. 그렇게 열심히 책을 홍보해주시고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는 분들을 보면서 저도 책임감 있게 글을 써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됐거든요. 도서관 관계자분들의 노고가 좋은 결과로 이어졌으면 좋겠고, 조금 더 힘내서 도서관의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도록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신구문화상(新丘文化賞)은 신구문화사의 창립자 故 우촌 이종익 선생(1923~1990)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 독서문화 발전에 기여한 우촌 정신을 미래세대로 잇기 위해 올해 처음 제정한 상이다. ‘올해의사서상’, ‘올해의책’ 총 두 부문으로 나누어 시상하며, 이번 제2회 시상식은 10월 17일 제61회 전국도서관대회가 열리는 정선 하이원리조트 컨벤
게스트 소개 로잘린 송 작가2009년부터 지각 방식의 다양성(공감각synesthesia), 다중세계, 이방인, 정체성 등의 주제를 사진과 영상, 사운드, 텍스트 등으로 선보이고 있다. 미국과 한국에서 활동 중인 전업 작가이자 음반 레이블 노슈가레코드(Nosugar Records)의 대표이며 프로듀서이다. 싱글 “Copy and Paste”, “Signif
“교육은 세상을 바꾸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 넬슨 만델라 세상에는 사람을 가두는 감옥이 있고, 사람을 키우는 도서관이 있다. 그런데 어떤 특별한 장소에서는 이 둘이 하나가 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해안에서 약 7킬로미터 떨어진 대서양 한가운데, 차가운 바람이 그치지 않는 로벤섬이 있다. 넬슨 만델라는 이곳에 있는 빅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