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박주옥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장이 전하는 ‘청소년과 소통하고자 하는 사서를 위한 조언’
2023-11-2809:00
청소년의 도서관 이용률이 하락하고 있다. 청소년을 다시 도서관으로 오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박주옥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2020년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초등학생의 평균 독서량은 86.9권으로 전체 연령층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25.2권으로 현격히 떨어지고 고등학교 입학 후에는 12.5권까지 줄어든다.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독서량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독서량이 줄어드는 만큼, 청소년기의 도서관 이용률 역시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전국의 사서들이 청소년들의 도서관 이용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은 여의찮다. 청소년과 가까워지고 싶어 하는 사서들을 위해 현실적인 조언을 듣고자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박주옥 관장을 만났다.
박주옥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장
Q. 전국의 많은 사서들이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도서관 이용률이 확연히 줄어드는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도서관이 청소년과 가까워질 수 있을까요?
“반대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어쩌면 청소년의 도서관 이용률이 떨어진 게 아니라, ‘중·고등학생은 바쁘니까 도서관에 못 올 거야’라고 생각하며 프로그램 기획에 조금 소홀했던 건 아닐까요? 지난해 동료들과 얘기하다가 “고등학교 다니는 아이는 게임만 하고, 그러다 보니 아빠하고도 사이가 안 좋아서 고민이다”라는 이야기를 듣게 됐어요. 그래서 제가 도서관에 와서 아빠와 아이가 게임에 관해 한번 터놓고 이야기해보는 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를 했죠. 그러면 청소년들도 자연스럽게 도서관을 방문할 것 같고, 우리나라에서 여가 문화를 가장 못 즐긴다는 것으로 알려진 40대 후반 아빠들도 도서관에서 아이와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올해 1월 진행된 <꿈꾸는대로>가 바로 그렇게 기획된 프로그램이에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바탕으로 진로에 대해 생각해보는 프로그램이었죠. 많은 부모님이 게임으로 뭐 해 먹고 살겠냐며 혀를 차지만, 게임으로 찾을 수 있는 진로는 정말 다양해요. 그걸 보여주기 위해서 게임 유튜버 김성회 씨의 강연도 진행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접목해서 새로운 직업을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졌어요. 토요일 아침 10시부터 시작해서 5시까지 진행된 긴 프로그램이었는데도 모집 인원보다 훨씬 더 많은 가족이 신청했더라고요.
처음에는 엄마·부인이 억지로 보낸 거라며 서먹하게 들어왔던 청소년 자녀와 아빠가 끝날 무렵에는 손을 잡고 돌아갔어요. 그걸 보면서 과연 우리가 그동안 청소년들의 관심사를 끄집어내거나 재미있어할 만한 주제로 프로그램을 진행했었는지 되돌아보게 되더라고요.
막연히 우리가 만든 프로그램에 들어오라고 강요하기만 했던 건 아닌지, 혹은 한두 번의 거절로 아예 포기해버린 것은 아니었는지, 여러 생각을 해보게 됐어요. 지금 청소년과의 거리에 고민하고 있을 사서들이 이 부분을 한번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Q. 청소년을 위한 공공도서관의 역할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제가 항상 강조하는 게 도서관의 역할과 기능이에요. 우리가 그동안 흔히 생각해 온 독서, 정보서비스 제공 같은 건 아주 기본적인 거죠. 지금은 그다음 도서관이 해야 할 역할이 뭘까를 생각해야 할 때예요. 전 도서관의 사회적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학교 밖 청소년이나 은둔·고립 청소년, 범죄 청소년이 계속 늘어나고 있잖아요. 코로나19로 비대면이 활성화되면서 청소년들은 게임과 인터넷에 빠져들었죠. 온라인 세상을 통해서 혼자서도 외롭지 않게 놀 수 있게 된 거예요. 거기에 더해 요즘 AI 알고리즘은 아이들의 관심사만 보여줌으로써 사고방식을 단순화 시키고 점점 더 고립되게 만들죠. 이런 현실이기에 도서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어요. 도서관은 청소년을 혼자 내버려 두지 말고, 도서관이라는 물리적 공간으로 나와서 함께 책을 읽을 수 있게 해줘야 해요. 그리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게 해줘야 하죠. 그러면 자기 생각을 조금 더 다듬을 수 있고, 편협된 시각을 완화할 수 있어요. 그게 현재 도서관이 해줘야 할 진정한 역할이라고 봐요.”
Q. 청소년이 도서관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독서의 즐거움을 알아야 할 것 같은데, 방법이 있을까요?
“저희가 오랫동안 진행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가 <1318 책벌레들의 도서관 점령기>입니다. 사업에 참여한 전국의 100개 중·고등학교에 다양한 독서문화프로그램을 만들어 청소년들의 자기 주도적 독서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지역마다, 학교마다, 그 특성에 맞게 다양한 독서문화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작년부터 참여 학생들을 모아 서로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어요. 그 자리에 모인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다들 <1318 책벌레들의 도서관 점령기>를 통해서 함께 읽는 독서가 이렇게 즐겁다는 것을 경험으로 느끼고 있더라고요. 초등학교 때 높았던 독서율이 왜 나이가 들수록 떨어질까요? 즐거운 독서를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독서의 재미와 즐거움을 깨달았다면, 아무리 바쁘더라도 시간을 내어 책을 읽었을 거예요. 그래서 도서관은 책을 놀이의 대상으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야 해요. 예를 들어 청소년들이 유튜브, VR, 메타버스와 같은 IT에 관심이 많다면 그걸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거죠.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의 꿈창작실
현재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는 ‘꿈창작실’에서 도서와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로봇과 소통해보기도 하고, 3D프린터를 이용해 창작 활동도 해요. 그러다가 궁금하거나 더 많은 걸 배워보고 싶으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거예요. 책 읽기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호기심을 책으로 연결시켜서 책을 놀이로, 재미로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거죠. 앞으로도 도서관은 고민하고 노력해서 아이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요소를 계속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아이들이 도서관을 자주 방문하고 자연스럽게 책을 읽는 즐거움도 찾을 테니까요.”
박주옥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장
Q. 지금도 청소년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전국의 사서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려요.
“지역마다 청소년들의 특성이 다 다르잖아요. 분석해서 아이들의 니즈를 파악해야 해요. 물론 쉽지 않은 일이에요. 그래도 기본으로 돌아가서 지역의 사회, 문화, 환경을 조사하고 우리 지역은 어떤 특성이 있는지, 어떤 청소년이 많은지, 그 아이들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등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도서관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저희 아이한테 자주 쓰는 말인데, 늘 깨어 있었으면 좋겠어요. 학교 갈 때도 그냥 다니면 주변에 있는 것들이 안 보이거든요. 그런데 정신이 깨어 있으면 세상이 다 새롭고 그거에서 착안해서 만들어낼 수 있는 것들이 무궁무진해요. 사서들도 마찬가지예요. 깨어 있는 정신으로 계속해서 자기 지역을 탐구하는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도서관 이용자가 사서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더라이브러리에서는 몇 년 전부터 사서들이 이용자 대상으로 직접 강연을 진행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충남도서관의 두 명의 사서를 만나보았다. 인문고전을 강연하는 ‘사서고생’ 윤소연 사서와 베스트셀러를 쉽고 재미있게 읽어주는 ‘책 읽어주는 사서’ 유재열 사서이다.충남도서관은 충남도청이 옮겨
그림책에 빠진 어른들이 늘어나고 있다. 세종시 학부모들 중심의 그림책 활동가 모임인 ‘같이,봄’의 구성원들이 그런 사람들이다. 단지 아이의 엄마라서, 아이에게 교육을 시키기 위해서라고?! 하나같이 그림책에 진심인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림책 활동가들 모임 ‘같이,봄’. 그림책을 같이 보면서 함께 이해하고 얘기하고 고민하자는 의미로는 더할 나위 없는
챗GPT 열풍이 뜨겁다. 한 여행상품 플랫폼에서는 고객의 여행 일정을 예측하고 상품을 추천하는가 하면, 한 의원의 연설문을 대필해주기도 했고, 학교는 학생들이 숙제에 악용하는 것을 걱정한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챗GPT의 시대 속에서 지식의 보고 도서관은 어떻게 변할까? 필자는 2021년 메타버스 붐으로 전 세계가 떠들썩했을 때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 대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