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진_시인, 건축 엔지니어
2019년 문학동네 신인상 수상으로 활동 시작. 쓰고 지우는 일들을 반복한다. 연필과 지우개 사이. 엔터키와 백스페이스키 사이 어딘가에서.
영상 ⓒ한여진 깎지 않는 연필 ‘깎지 않은 연필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이다.’(《연필 깎기의 정석》, 데이비드 리스 지음·정은주 옮김, 프로파간다, 33쪽)연필을 깎기 위한 각종 도구와 방법과 상황과 마음가짐으로 가득한 데이비드 리스의 위 책은 그러나 흑연이 드러나지 않은 연필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찬사도 잊지 않는다. 사물로서의 연필의 목적은 무언가를 쓰
마침내 완전한 가을이다. 기후 위기는 해가 갈수록 우리의 여름을 점점 더 견디기 힘들게 한다. 올여름도 마찬가지여서 우리는 이 가을이 오기를 얼마나 고대했던가. 지금은 여름의 끝자락도 아니요, 겨울의 초입도 아닌 가을의 한복판이다. 비로소 안도하며 감사한 마음이 든다. 불같이 뜨겁던 여름 햇빛은 어느새 가을의 필터를 끼우고 어루만지듯 나뭇잎을 시나브로 물들
미안해!바로 얼마 전에 저희 집에서 가장 가까운 서점이 문을 닫았습니다. 매장은 80여 평. 잡지, 만화, 소설, 생활실용서, 문고판 등이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아동서, 인문서, 예술서 선반도 있고, 나머지 공간에는 문구류나 토트백 등을 두고 있었습니다. 도쿄 중심부에서 조금 떨어진 주택가로, 지하철역 입구 근처에 자리해 지역의 다양한 고객층에 대응하는
영상 ⓒ한여진 깎지 않는 연필 ‘깎지 않은 연필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이다.’(《연필 깎기의 정석》, 데이비드 리스 지음·정은주 옮김, 프로파간다, 33쪽)연필을 깎기 위한 각종 도구와 방법과 상황과 마음가짐으로 가득한 데이비드 리스의 위 책은 그러나 흑연이 드러나지 않은 연필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찬사도 잊지 않는다. 사물로서의 연필의 목적은 무언가를 쓰
마침내 완전한 가을이다. 기후 위기는 해가 갈수록 우리의 여름을 점점 더 견디기 힘들게 한다. 올여름도 마찬가지여서 우리는 이 가을이 오기를 얼마나 고대했던가. 지금은 여름의 끝자락도 아니요, 겨울의 초입도 아닌 가을의 한복판이다. 비로소 안도하며 감사한 마음이 든다. 불같이 뜨겁던 여름 햇빛은 어느새 가을의 필터를 끼우고 어루만지듯 나뭇잎을 시나브로 물들
미안해!바로 얼마 전에 저희 집에서 가장 가까운 서점이 문을 닫았습니다. 매장은 80여 평. 잡지, 만화, 소설, 생활실용서, 문고판 등이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아동서, 인문서, 예술서 선반도 있고, 나머지 공간에는 문구류나 토트백 등을 두고 있었습니다. 도쿄 중심부에서 조금 떨어진 주택가로, 지하철역 입구 근처에 자리해 지역의 다양한 고객층에 대응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