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_작가
역사문화학부를 졸업하고 온라인 기반의 콘텐츠 제작자로 일하고 있다. 검도 수련을 즐기며, 인스타그램, 브런치 등 SNS에서 일상을 소재로 글과 그림 작업을 동시에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매일 수련 마음 단단》 《검도: 몸과 마음을 쭉 펴는 시간》이 있다.
샌디에이고의 기차역에서 한 사서가 수용소로 향하는 아이들에게 엽서 한 장씩을 나눠주고 있었다. 수신인에는 자신의 주소가 적혀 있었다. 소식을 전해 달라는 짧은 부탁을 함께 남겼다. 그 약속은 이후 300여 통이 넘는 편지가 되어 그녀에게 돌아왔다. 떠나야 했던 아이들제2차 세계대전의 전선이 태평양까지 넓어지던 1941년 12월, 일본의 진주만 공격으로
이렇게 따뜻한 11월이 있을까 싶을 정도더니 12월이 되자 기온이 뚝 떨어졌다. 계절은 순식간에 바뀌어 문득, 겨울이다. 무거운 외투를 걸치고 마산에 갔다. 80여 년 전 시인 백석이 걸어간 길을 따라 걸을 요량이었다. 그렇게 부둣가 어시장까지 이르렀다. 겨울 해는 이내 저물고 어둑신한 골목으로 짠물이 흘러갔다.오래 전 백석이 쓴 시를 떠올리니 어떤 마음
9월이 되자 낮 기온이 떨어지고 눈에 띄게 일몰 시간이 빨라졌다. 지난봄부터 이때를 기다려왔다. 얼른 털실과 대바늘, 그리고 ‘꽈배기바늘’을 챙겨 거실로 나왔다.뜨개는 한 계절을 앞서간다. 그 당연한 사실을 잊고 있다가 지난겨울에는 때를 놓치고 말았다. 하루이틀 미루는 사이 덜컥 봄이 와버린 것이다. 하루에 몇 단씩 뜨는 것이 고작이다 보니 계절을 따라잡
샌디에이고의 기차역에서 한 사서가 수용소로 향하는 아이들에게 엽서 한 장씩을 나눠주고 있었다. 수신인에는 자신의 주소가 적혀 있었다. 소식을 전해 달라는 짧은 부탁을 함께 남겼다. 그 약속은 이후 300여 통이 넘는 편지가 되어 그녀에게 돌아왔다. 떠나야 했던 아이들제2차 세계대전의 전선이 태평양까지 넓어지던 1941년 12월, 일본의 진주만 공격으로
이렇게 따뜻한 11월이 있을까 싶을 정도더니 12월이 되자 기온이 뚝 떨어졌다. 계절은 순식간에 바뀌어 문득, 겨울이다. 무거운 외투를 걸치고 마산에 갔다. 80여 년 전 시인 백석이 걸어간 길을 따라 걸을 요량이었다. 그렇게 부둣가 어시장까지 이르렀다. 겨울 해는 이내 저물고 어둑신한 골목으로 짠물이 흘러갔다.오래 전 백석이 쓴 시를 떠올리니 어떤 마음
9월이 되자 낮 기온이 떨어지고 눈에 띄게 일몰 시간이 빨라졌다. 지난봄부터 이때를 기다려왔다. 얼른 털실과 대바늘, 그리고 ‘꽈배기바늘’을 챙겨 거실로 나왔다.뜨개는 한 계절을 앞서간다. 그 당연한 사실을 잊고 있다가 지난겨울에는 때를 놓치고 말았다. 하루이틀 미루는 사이 덜컥 봄이 와버린 것이다. 하루에 몇 단씩 뜨는 것이 고작이다 보니 계절을 따라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