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들이 변화하고 있다. 특히 첨단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실감형 체험 프로그램들은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하는 중이다. 지난 10월부터 국립중앙도서관이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실감체험관 열린마당’을 통해 도서관의 변화를 살펴보자.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1층에서는 ‘K-문학의 재발견 : 관동별곡’이 이용자들을 만나고 있다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화려한 미디어 아트, K-문학의 재발견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1층에 들어서면 이용자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화려한 미디어아트가 펼쳐진다. 2023년 10월 개관한 국립중앙도서관 실감체험관 열린마당의 이야기다. 현재 열린마당에서는 고전문학에 상상력과 기술을 더한 미디어아트 ‘K-문학의 재발견’과 딥페이크로 되살아난 작가와 대화하고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작가와의 만남’을 선보이는 중이다.
각 기둥에는 방문객을 환영한다는 의미의 청사초롱이 수놓인다.
‘K-문학의 재발견’은 고전문학과 첨단 기술을 융합한 몰입형 미디어아트를 선보이는 공간이다. 현재는 ‘관동별곡’으로 꾸며진 미디어아트를 만나볼 수 있는데, 이 작품은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관서본(1768년) 송강가사집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기본적으로 미디어아트 영상만 플레이되는 상시 모드로 진행되다가, 매일 오전 10시 30분과 오후 3시 30분 두 차례에 걸쳐 철현금의 대가인 한국예술종합학교 류경화 교수의 연주와 함께 관동별곡 8개 장면이 벽면에 가득 차오른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아름다운 풍경과 절묘한 음악이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에 더욱 집중하게 만든다.
‘K-문학의 재발견 : 관동별곡’은 관동지방의 뛰어난 경치를 그려낸 미디어아트와 한국 가사 문학의 최고봉인 송강 정철의 문장, 거기에 아름다운 음악이 어우러져 최고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작가와의 만남’이 마련된 서가에서는 작가 이상의 저서와 그와 관련된 책들을 만날 수 있다.
과거의 작가와 만나다, 작가와의 만남
‘작가와의 만남’은 과거의 작가가 방문객에게 대화를 건네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다. 첫 번째로 선정된 작가는 ‘이상’으로, 이곳에서는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화면 속에 되살아난 이상을 만날 수 있다.
화면 속 이상이 방문객을 반갑게 맞아주고 디지털북은 이상의 이야기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화면 속 이상은 2024년 지금 국립중앙도서관 ‘작가와의 만남’ 코너를 찾아온 방문객들에게 자연스럽게 말을 걸어온다. 그의 뒷배경으로 제비다방, 건축기사실, 화방, 경성 거리 등 이상과 관련된 다양한 공간들도 보인다. 그는 자기 작품과 삶에 관한 이야기들을 들려주는데, 이야기에 맞춰 그의 작품과 해설이 디지털북에 나타나 이상의 삶과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1930년 속 이상과 추억의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이상과의 대화 후에는 이상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작가와의 추억 공간으로 넘어간다. 이곳에서는 이상이 이야기를 건네던 다양한 배경에서 이상 혹은 그의 연인 금홍과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첨단 기술을 활용한 실감형 체험 전시를 즐기고 싶다면 국립중앙도서관을 방문해보자.
국립중앙도서관의 ‘K-문학의 재발견’과 ‘작가와의 만남’은 첨단 기술을 통해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생생한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열린마당에서 선보이는 실감체험을 통해 일상에서 만나보기 힘든 신기술을 접하고 국립중앙도서관의 소장본에도 더 많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변화하는 도서관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싶다면 국립중앙도서관을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
국립중앙도서관은 현재 ‘K-문학의 재발견’과 ‘작가와의 만남’ 두 번째 콘텐츠를 제작 중이며, 올해 안에 선보일 계획이다.
Q. 국립중앙도서관이 실감형 콘텐츠를 선보이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열린마당 개관 계기가 궁금합니다.
“지난 2019년 5G가 상용화되면서 신기술 융합 콘텐츠가 미래 유망 성장동력으로 주목받았고, 신기술 기반의 공공 문화자원에 대한 교육 및 체험 기회 제공에 대한 요구가 대두되었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도 이러한 사회적 변화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2019년 처음으로 도서관 자료와 신기술을 융합한 도서관 특화 실감 콘텐츠 기획을 시작했죠. 2021년에는 도서관 소장 고문헌을 실감 콘텐츠로 즐기고 미래 도서관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 ‘실감서재(디지털도서관 지하 3층)’를 개관했고, 2022년에는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근현대 문학작품을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로 연출한 ‘지식의 길(지하 1층 통로)’을 개관했습니다. 2023년에는 열린마당을 국민들이 좀 더 체감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업그레이드해보자는 고민 끝에 우리의 우수한 고전 작품에 첨단 기술을 결합한 콘텐츠를 체험해볼 수 있는 실감체험관으로 재탄생시키게 되었습니다.”
Q. 방문객들을 위해 ‘K-문학의 재발견’과 ‘작가와의 만남’을 어떻게 즐기면 좋을지 조언을 부탁드려요.
“관동별곡의 경우 거대 조형물인 지식의 물결을 캔버스로 활용하여 풍경이 펼쳐지는 전면뿐만 아니라 후면과 천장에도 깨알 디테일이 있으니 앞, 뒤, 위, 기둥까지 골고루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작가와의 만남에선 살아 있는 이상도 있지만 이상의 작품을 모아놓은 디지털북도 있는데요, 작품의 원문과 번역문은 물론 이상이 직접 그린 삽화도 보실 수 있으니 꼭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Q. 열린마당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기억에 남는 후기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도서관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다는 후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도서관은 책을 읽는 곳이라는 통상적인 인식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저희의 의도를 알아주신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작가와의 만남 코너에 대한 반응이 좋아서 신기하기도 했는데요, 말을 거는 이상에게 큰소리로 대답하기도 하고 작가와의 추억에선 모든 배경과 인물을 선택하며 긴 시간 추억을 만들고 가시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Q. 도서관에서도 최신 기술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들을 선보이며 새로운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도서관은 단순히 책 읽는 공간이 아니라 지식정보와 사람이 모이는 장소입니다. 과거에는 지식이 담긴 틀이 종이와 책이었다면, 이제는 전자책을 넘어 각종 신기술이 융합된 콘텐츠가 개발되고 있습니다. 지식정보를 제공하는 물리적인 형태가 바뀜에 따라 도서관의 역할이 변화하고 확장된다고 생각합니다. 도서관은 문턱이 가장 낮은 문화공간으로서 이러한 지식정보의 변화를 누구나 체험할 수 있도록 시대의 흐름에 맞춰 선도적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최신 기술 활용 등을 통해 새로운 영역을 확장하려 노력 중인 도서관 담당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도서관이 아닌 다양한 전시관에서 이미 최신 기술을 활용한 전시를 많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용자들의 안목이 매우 높아져 있습니다. 그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도서관만의 차별화된 소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책이나 소장자료 등 도서관만이 선보일 수 있는 원천 콘텐츠를 잘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Q. 마지막으로 열린마당을 찾는 도서관 이용자분들에게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올해는 국립중앙도서관의 실감체험관(실감서재, 지식의 길, 열린마당)을 한 번에 둘러볼 수 있는 전시 해설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많이 방문하셔서 변화하는 도서관을 실감나게 체험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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