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청소년연구원에서 2021년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함께 살면서도 하루 한 시간도 대화를 하지 않는 가족이 53.1%에 달한다고 한다. 스마트폰, 세대 차이, 관심사의 차이 등이 가족 간의 대화를 막는 장벽이다. 이럴 때 독서를 함께 해보면 어떨까? 어색한 가족 사이도 화목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 가족 간 건강한 대화를 만들 수 있는 방법으로 가족 독서 토론에 대해 알아보자.
학교에서 직장에서 집에서, 하루를 서로 다른 공간에서 보내고 저녁 식탁에 마주 앉은 식구들은 아무리 가족이라고 해도 함께 공감할 이야깃거리가 많지 않다. 그러다 보면 부모는 자녀에게 결국 잔소리를 하게 되고, 아이들은 입과 귀를 닫게 된다. 자신의 일상에 대해서도 잘 이야기하지 않는 아이들이 가족 독서 토론에 잘 참여할 수 있을까? 어린아이들이 보는 동화책으로도 독서 토론을 할 수 있을까? 꼭 엄격 근엄 진지하게 토론을 할 필요는 없다. 일상생활과 동떨어진 책 이야기만 할 필요도 없다.
유대인의 교육법, 하브루타 독서 토론
독서토론 전문가인 《하브루타 질문 독서법》의 저자 김혜경은 가족 독서 토론에는 유대인들의 교육법으로 알려진 하브루타 교육법을 적용해볼 것을 권유한다. 실제로 최근 우리나라의 독서 토론 교육 과정에도 대부분 적용되고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방식은 간단하다. 식구들이 같은 책을 읽고 일주일에 한 번, 혹은 격주에 한 번 한 시간 정도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정해서 토론하는 것이다. 가족 분위기에 맞는 장소를 함께 고르고 과자나 음료 등을 곁들여 아이들이 쉽게 말문을 열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추천한다. 꼭 집이 아니더라도 가족들이 이야기 나누기 좋은 북카페 등에서 토론을 진행할 수도 있다.
가족 독서 토론, 핵심은 열린 질문!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 독서 토론을 부모가 아이를 가르치는 시간으로 알아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책을 읽고 각자의 감정과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며, 이를 위해 책을 읽으면서 몇 가지 질문을 각자 적어 토론에 참여하면 도움이 된다.
이때 키 포인트는 ‘열린 질문’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구름빵》에 대해 토론하면서 “홍시와 홍비는 어디에서 구름을 따왔을까?” 같은 질문은 적절하지 않다. 퀴즈 형식의 정답을 요구하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대신 “지붕 위에 앉아서 구름빵을 먹던 홍시와 홍비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오늘 하루 너도 그런 기분을 느낀 적이 있니?”처럼 아이의 생각과 느낌을 바탕으로 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질문이 더 좋다.
우리 아이는 책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질문 카드 게임
아이들이 재미를 느낄 요소를 적용해보는 것도 좋다. 《하루 10분 생각습관 하브루타》에서는 실제 적용할 만한 다양한 방법을 소개한다.
그 가운데 '질문 카드 게임'은 어린 자녀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이다.
1. 각자 생각한 질문을 카드에 적는다.
2. 이 카드들을 한데 모으고, 토론 시간에 한 장씩 뽑는다.
3. 한 사람씩 자기가 뽑은 카드에 적힌 질문을 읽는다.
4. 카드를 뽑은 사람이 먼저 생각을 말한 뒤 다른 가족들의 생각도 들어본다.
5. 상대방의 답변에 대한 추가 질문도 물론 가능하다.
질문 카드 게임을 하다 보면 생각과 느낌, 경험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은 만큼 어느덧 책의 내용을 넘어 내 가족을 더 잘 알게 될 진짜 대화를 하게 될 것이다.
발표만큼이나 경청도 중요하다
토론 진행의 규칙도 필요하다. 아무나 생각나는 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자를 한 명 정하고 발언의 순서도 정해보자. 인디언 부족회의에서 유래한 ‘토킹 스틱’을 써보는 것도 좋다. 회의에서 다른 사람의 말을 자르고 자기 주장만 고집하던 부족민들이 ‘지팡이를 든 사람만 말할 수 있다’는 규칙을 정하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듣게 됐다는 데서 비롯됐다.
가족 독서 토론에서 토킹 스틱이 꼭 막대기일 필요는 없다. 가족들이 함께 정한 것, 이를테면 인형 같은 특정한 물건을 쓸 수도 있다. 토킹 스틱을 가진 사람만 발언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은 경청하는 것이 규칙이다. 다른 사람의 생각도 잘 듣고 그에 대해 또 한 번 생각해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어떤 책을 골라야 할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중요한 건 책 선정일 것이다. 아이들의 나이에 따라 동화책, 그림책을 골라도 괜찮다. 단, 재미 위주의 책보다는 생각할 거리를 던져줄 수 있는 책을 선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들의 나이에 맞는 도서관 추천도서를 참고해도 좋다.
독서 토론의 큰 장점 가운데 하나는 아이들의 관심 분야를 확장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환경이라는 이슈를 정한 뒤, 지구 쓰레기 문제, 북극곰이나 고래 같은 동물들의 시점에서 쓴 지구 온난화 이야기, 환경보호를 위해 애쓰는 활동가나 국제단체들의 이야기까지 확장해나가는 식이다. 로봇이나 AI 같은 과학적 소재도 사이보그의 관점에서 본 인간, AI를 친구로 둔 어린이에 관한 이야기 등의 주제와 연관시켜 조금씩 다른 관점의 책을 연이어 보면 된다. 아이들의 수준에서 생각하기 어려운 윤리에 관한 문제까지도 생각해보고 넘어갈 수 있다. 큰 분야를 정한 뒤 관련 책들을 꼬리에 꼬리를 물 듯 이어가다 보면 그림책, 동화책에서부터 비문학까지 다양한 종류의 글도 경험해볼 수 있다.
초등학생 이상의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가족 구성원들이 돌아가며 책을 선정하는 방법도 좋다. 서로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 또 나이에 맞는 필독서나 추천도서,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 등을 선정해 읽는다면 아이들의 학업에도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취학 전 문해력 고민, 독서 토론으로 해결!
질문과 대화도 훈련이고, 습관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아이가 학교에 가기 전부터 가족 독서 토론을 시작할 것을 권유한다. 아이의 머릿속에 생각의 길을 내주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요즘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독해 문제집은 필수로 여겨진다. 서술형 문제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 때문에 문해력에 대한 부모들의 고민도 많다. 이런 고민들은 모두 독서 토론으로 해결할 수 있다.
더불어 토론을 통해 서로의 생각에 대한 대화도 함께 늘어나면서 갖게 되는 이점은 덤으로 얻는 선물이다. 독서 토론에서 나누는 이야기가 책의 내용이 전부가 아닌 덕이다. 전문가들은 어릴 때부터 부모와 많은 이야기를 나눈 아이들일수록 부모와 많은 교감을 하게 되고, 그런 아이들은 사춘기가 되어서도 부모와 정서적 유대감을 잃지 않는다고 조언한다.
청소년 자녀와의 독서 토론, 너무 늦은 걸까?
아이는 이미 청소년기에 접어들었는데 그동안 독서 토론을 시작하지 못했다면? 늦었다는 건 없다. 다만 이미 사춘기가 온 자녀들은 부모와 함께 어떤 활동을 하는 것 자체를 거부할 수 있다. 그럴 땐 같은 책을 가족이 함께 읽고, 서로에게 열린 질문을 한다는 원칙을 살리되 부모가 내 자녀에 맞게 운영하는 묘를 발휘해야 한다. 아이가 응할 땐 토론을 하고 거부할 땐 하지 않는 식보다는 꾸준하게 밀고 나가는 편이 좋다. 사춘기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말하길 거부하더라도 일단 토론에 참여시키고 다른 가족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게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시작이 반이다. 아이가 어려서, 혹은 학원에 다니느라 바빠서, 아니면 맞벌이 부부여서 등등 우리를 가로막는 현실적인 장벽들은 너무도 많다. 하지만 많은 가족들이 독서 토론을 시작해 성공담을 나누고 또 추천하고 있다. 가족 모두 바빠도 하루에 30분씩 투자해 책을 읽고 일주일에 한 번은 얼굴을 마주해보자. 너무 버겁다면 한 달에 한 번으로 시작해보자. 부모가 갖춰야 하는 건 '꾸준함'의 의지다. 책에 담긴 지혜만큼 돈독함도 쌓일 테니 새해 굳은 의지로 시작해보면 어떨까?
책을 좋아하는 자녀로 키우고 싶은 건 모든 부모의 바람일 터다. 하루빨리 책 읽기 습관을 들여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 자칫 책과 더 멀어져 버릴까 봐 두렵다면, 성장 단계별로 부모가 미리 알아두면 도움이 될 책 육아 팁을 참고하자. 당연한 얘기지만, 이제 막 태어나 아직 언어적으로 발달이 덜 된 상태에서 몸을 가누고 걸음마 배우기에도 바쁜 자녀에게 책을
따뜻한 봄이 되면 몸이 나른함을 느끼게 된다. 특히 자리에 가만히 앉아 책을 읽으면 졸릴 때가 많은데, 이럴 때 ‘커피냅(coffee nap)'이라는 이름의 짧은 낮잠이 도움이 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 독서 시간은 물론, 짧은 점심시간에 짬을 내어 시도해볼 수 있는 커피냅을 통해 피로를 간단히 해소하고 활력을 찾는 방법을 소개한다, 봄이 완연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