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도서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독서 프로그램 중 하나가 강아지에게 책을 읽어주는 프로그램(Read to Dogs)이다. 아이들의 자신감을 키워주고 도서관 이용률을 올리는 데 효과를 보이고 있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알아보자.
아이들에게 독서 교육이 필요한 이유
지식과 정보의 가치가 높게 인정되는 현대 사회에서 아동기의 올바른 독서 습관은 필수가 되고 있다. 하지만 학년이 올라가면서 독서에 어려움을 느끼는 독서 부진 아동들이 늘어나고 있다. 책을 잘 안 읽거나, 집중력 있게 오랫동안 책을 읽지 못하는 아동들을 그냥 두면 문제는 점점 악화된다. 읽기 부진, 학습 부진의 모습을 보이다가 책과 더 멀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독서 능력이 부진한 아동들은 자존감이 낮아져 인지발달과 정서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서, 이런 아동들에게는 그에 맞는 독서 교육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어떤 독서 교육이 효과적일까. 독서 습관의 중요성을 느끼는 학부모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독서 교육이 등장하고 있는 지금, 해외에서 일상화된 특별한 독서교육법으로 ‘Read to Dogs’를 소개한다.
해외에서 활발하게 진행 중인 ‘Read to Dogs’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는 도서관이나 초등학교에서 ‘Read to Dogs’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동물매개치료 중 하나로, 교육받은 독서보조견에게 책을 읽어줌으로써 아동에게 올바른 독서 습관을 교육시키는 프로그램이다.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인터마운틴 치료동물(Intermountain Therapy Animals, I.T.A.)’이 가장 활발하게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근무 중인 카렌 번즈(Karen Burns)는 2019년 TED에 나와 자신들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 ‘R.E.A.D.(Reading Education Assistance Dogs)’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아동들에게 생긴 놀라운 변화들을 소개한 바 있다.
I.T.A.에서는 사전에 충분한 교육을 받은 독서보조견을 데리고 학교, 도서관, 가정폭력 보호소, 노숙자 보호소 등을 찾아가 학습 장애가 있는 아동들의 교육을 돕는다. 아동들은 자신을 평가하지 않는 독서보조견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편안함을 느끼고 책에 대한 자신감을 키워갔다. 꾸준히 책을 읽다 보니 아동들은 조금씩 책과 가까워지고 이해력도 상승했으며 말도 더 유창하게 할 수 있게 됐다. 이 프로그램의 효과가 알려지면서 R.E.A.D. 프로그램은 미국 전역을 넘어 전 세계 25개국까지 퍼져나가 현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강아지에게 책을 읽어주며 생긴 놀라운 변화
지난 8월, EBS에서는 <책맹인류> 방송을 통해 ‘강아지에게 책 읽어주기’ 프로젝트를 진행한 내용을 소개했다. 초등학생 7명이 일주일에 한 번씩 15분간 1:1로 강아지에게 책을 읽어주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야기였다.
자존감이 낮은 아이, 소극적인 아이, 책을 읽을 때 더듬는 아이 등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아이들은 강아지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자존감이 향상되고 언어 유창성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글이 적은 그림책만 고르던 아이들이었지만, 아이들이 관심 있는 주제의 책을 스스로 고르게 하면서 조금씩 글이 많은 책도 읽을 수 있게 됐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책을 잘 읽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키워갔다. 이런 효과는 수업 중에도 나타나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발표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Read to Dogs’ 프로그램을 만나기 어렵지만, 국내 도서관에서도 몇차례 동물과 함께하는 책읽기 이벤트를 진행한 적이 있다. 2017년 영등포구립도서관에서는 ‘영등포 북 페스티벌’ 행사의 일환으로 어린이들이 유기견에게 책을 읽어주는 체험을 진행한 적이 있으며, 2022년 목동이음터도서관에서는 비숑과 치와와를 초대해 동탄호수공원에서 강아지와 교감하며 책을 읽어주는 ‘댕댕이에게 책 읽어주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아직은 이벤트처럼 단발성으로 진행되고는 있지만, 강아지와 함께하는 독서 교육의 장점이 점점 많이 발표되는 만큼 조만간 우리나라에서도 독서보조견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반려견과 함께 산책 중 다녀오기 좋은 도서관
아직 우리나라 도서관에서는 독서보조견을 만나기 힘들다. 그래도 우리집 반려견과 함께 방문해볼 수 있는 도서관이 있을까?
▶중랑구립양원숲속도서관
중랑구립양원숲속도서관은 반려견 출입 금지 도서관이지만, 바로 앞에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기 좋은 공원이 마련되어 있다. 도서관을 이용할 때는 잠시 가족이나 친구에게 맡겨야겠지만, 방문한 김에 잠시 반려견과 함께 도서관 앞 망우산 자락 산책로를 걸어보는 건 어떨까.
주소: 서울특별시 중랑구 송림길 172
홈페이지: http://www.jungnanglib.seoul.kr/ywlib
반려동물 동반 여부: 도서관 동반 불가. 단, 도서관 앞 산책로 산책 가능.
문의: 02-432-0710
▶책마을해리
책마을해리는 바다 가까운 폐교 나성초등학교를 이용해 책마을, 책학교, 박물관, 도서관 등이 함께하는 곳이다. 책마을해리가 시작되고 가장 처음 문을 연 공간은 버들눈도서관으로, 이곳의 바탕이 되는 것이 읽기와 도서관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실내에 풀어놓는 것만 아니라면, 반려동물과 함께 방문할 수 있다는 점도 반려인들에게는 큰 장점. 반려동물을 잠시 이동식 캐리어에 넣고 책마을해리를 구경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