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 스트레스 때문인지 유독 짜증이 늘어난 우리 아이,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아이가 품은 마음의 무게를 덜어줄 수 있을까? 어쩌면 ‘책’으로 그 방법을 더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아이의 기분이나 처한 상황을 알고 싶어 직접 대화를 시도하기보다 책을 매개로 한다면 좀 더 쉽게 아이와 가까워질 수 있다. 책을 통해 아이의 마음을 읽고 대화를 나누는 독서치료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책 속 주인공을 통해 자신의 내면과 만나는 독서치료
독서치료는 책 읽기를 통해 정서적, 사회적, 정신적 문제를 치료하는 방법을 일컫는다. 자신과 비슷한 환경에 처한 이야기 속 인물의 문제 극복 과정을 좇으며 자신의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도 자기 상황과 닮은 책 속 주인공을 만나면 그 인물의 행동과 심리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억눌린 감정을 해소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주인공을 통해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을 기를 수 있다.
양육자와의 다양한 독서 활동이 치료의 핵심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독서치료의 경우, 책 내용뿐 아니라 책을 매개로 놀이, 글쓰기, 말하기와 같은 양육자와의 다양한 활동을 통한 교감, 스킨십 등 모든 상호작용이 치료에 포함된다. 따라서 누구보다 아이를 잘 아는 양육자가 직접 치료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엄마가 하는 독서치료》의 저자이기도 한 이임숙 독서치료사는 “엄마는 아이에게 아주 특별한 존재이기에, 설사 엄마 때문에 상처를 입었더라도 엄마와 함께 행복한 기억을 만들어주는 것에서 시작한다면 그것이 치료의 시작”이라 말한다.
책 읽기의 태도는 ‘열린 마음’, 양육자의 생각과 가치관 강요는 금물
아이와 함께 책을 읽을 땐 양육자의 생각이나 가치관을 강요하지 않아야 한다. 아이와 어른의 시각이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아이 스스로 책 속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찾아내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의 상처가 깊은 아이들은 자기 문제를 책 속에서 발견할 때 부정적인 면과 직면할 힘이 없기 때문에 강하게 거부할 수 있다. 따라서 책을 고를 때도 목적이 있는 책이나 연령 및 수준을 고려한 책보다는 아이가 좋아하고 흥미를 느끼는 책이 독서치료에 적합하다.
아이가 책에서 눈여겨보는 부분을 찾아라
화를 내거나 슬퍼하고 우울해하는 등 부정적인 정서를 드러내는 것은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아이들은 자신이 느낀 다양한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바로 쏟아내는 경우가 많은데, 독서치료는 이를 건강하게 드러내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짜증 내고 울고 일탈 행동을 하는 것은 아이가 자기 마음을 알아달라는 신호. 감정을 표출하는 문제 행동을 바로잡아주려면 부모가 함께 책 읽기를 통해 끊임없이 대화하고 교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부산대 평생교육원 독서치료사과정 김수경 외래교수는 “아이가 책에서 눈여겨보는 부분을 함께 보며 반복해 읽는 과정에서 자녀의 고민을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엄마가 아이의 문제 행동에 집중하기보다 긍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면 아이도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개발해 성취감을 얻게 되고, 이로 인해 자존감이 높아져 문제 행동이 저절로 줄어든다는 의견도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면을 찾는 방법으로 잠들기 전 아이에게 ‘잘한 일 3가지 쓰기’를 권하기도 한다.